파리에서 책 사냥을 나서기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. 소위 낚시꾼들이 말하는 “물때”는 오전 일곱 시 반부터 아홉 시 반까지 “열린다”. 고서적 노점상들은 바로 이 시간에 새로운 책을 꺼내 진열하기 시작하며, 한층 규모가 큰 고서적상의 대리인들은 노점을 찾아 가치가 있음 직한 책을 모두 골라간다. 이 고서적상의 대리인들은 아마추어 책 사냥꾼의 즐거움을 망치는 주범이다. 이들은 전국의 모든 고서적상의 도서 목록을 예의 주시하다가 팔릴 만한 가치가 있다 싶은 책을 전부 잡아챈 다음, 실링 단위였던 값을 파운드 단위로 바꾸어 팔아치운다.
책 사냥꾼의 도서관. 앤드루 랭.오스틴 돕슨 지음, 지여울 옮김